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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대만여행에서 좋았던 곳, 중정기념당 / 근위병 교대식

해외 여행 : 대만(Taiwan)

by 경미한여행 2021. 11. 1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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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날짜 : 2018. 11. 29

- 홈페이지 : www.cksmh.gov.tw

- 가는 법 : 중정기념당역 5번 출구 도보 1분

- 운영시간 : 09:00~18:00

- TIP : 대만 초대 총통 장제스를 기리는 기념관 / 09:00~17:00 매시 정각 근위병 교대식

- 주소 : No. 21, Zhongshan S R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0

 


 

중정기념당이 유명한 관광지인 것은 알았지만, 굳이 타국의 초대 총통 기념관을 가서 볼게 뭐가 있을까 싶은 마음에 일정에 넣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전 일정이 빨리 끝나기도 했고 가까워서 중정기념당에 오게 되었다. 전철역을 나와서 마주한 중정기념당은 마치 소인국에 나타난 걸리버 같았다. 대만 사람들에게 초대 총통 ‘장제스’가 어떤 의미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스케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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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에 근위병 교대식이 한다는 글을 보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1시 55분이었다. 5분 후면 시작할 텐데 커다란 건물이 3채나 있어서 어디서 근위병 교대식을 하는지 종잡을수가 없었다. 나란 여자, 포기가 빠른 여자이므로 교대식은 쿨하게 포기하고 찬찬히 구경하기로 했다. 붉은 기둥이 인상적인 National theater과 National concert hall 사이에 넓은 광장이 있다. 두 건물이 얼마나 큰지 광장 안 사람들이 작게 보인다. 넓은 광장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자니 더욱 중정기념당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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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시원해서 계단에 앉아 사진도 찍고 사람 구경을 하다 보니 어느새 시계가 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들이 흰 건물로 발길을 돌리기에 눈치코치로 따라갔더니 그곳이 중정기념당이었다. 역시 잘 모를 때는 눈치껏 인파를 따라가면 도착한다. 장제스가 서거한 나이를 뜻하는 89개의 계단을 올라가야만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다. 내 앞에서 계단을 오르던 사람은 정상에 도착해서 만세를 불렀다. 그 사람도 나처럼 저질 체력이었나 보다. 나 역시 소심하게 만세를 부르고 들어선 중정기념당 안에는 벌써 사람들로 가득했다.

 

 

정각이 되자 세 명의 근위병이 각도기로 잰듯 절도 넘치는 걸음으로 들어왔다.

세명이 한 몸인 듯 똑같은 보폭으로 천천히 장제스 동상까지 척척 걸어왔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근위병의 절도 있는 모습에 압도되어 숨죽이고 있었다. 신발이 탭댄스 출 때 신는 신발처럼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난다. 이곳에 수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할 만큼 근위병들의 발소리만 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 내 이마에서 땀 한 방울이 또르르 흘렀다. 근위병의 칼 같은 모습에 긴장해서 흐른 땀이었을까. 아니 계단 89개를 올라와서 흐른 땀인 것 같다. 땀을 닦고 계속 근위병들의 행진을 소리를 듣고 있으니 일정한 간격과 리듬으로 걷는 발소리가 ASMR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엄숙한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어서 동영상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내 뒤에 있던 아저씨가 일행에게 말을 해서 아저씨 말소리가 같이 녹음되었다. (으즈씌 즘 즈용히 즘 흡시드 ㅂㄷㅂㄷ)

 

 

 

약 15분간 진행된 근위병 교대식을 보고 나오면서 세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중정기념당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것이다. 한 시간 동안 휴식과 힐링 시간도 갖고 여유롭게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두 번째는 기다렸다가 근위병 교대식을 보길 잘했다는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에게 한 번쯤은 봐야할 좋은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퇴근하는 근위병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사회생활의 행복은 빛의 속도로 하는 칼퇴근인데 1분이면 걸어나갈 것을 15분 동안 교대식을 하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 감정이입이 되었다. ‘돈은 많이 받을까’라는 별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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